핸썸즈 서촌 40년 전통 남도 한정식 낙지꾸리 청와대가 사랑한 식당

핸썸즈 서촌 40년 전통 남도 한정식 낙지꾸리 청와대가 사랑한 식당

 

 

 

40년 묵은 손맛, 서촌 깊은 골목의 한 상 — 서울에서 만난 남도 서울 한복판에도 남도가 있다. 그것도 아주 조용하고 고요하게, 오래된 담벼락과 낡은 기왓장들 사이에 몸을 숨긴 채. 서촌, 누군가는 한옥의 미학을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이 지역만의 느긋한 공기를 좋아하지만, 오늘은 그 모든 감탄이 잠시 멈추는 순간을 맛봤다. 단순히 '한정식 맛집'이라는 단어로는 설명이 부족한, 어떤 시간의 무게 같은 것이 이 식당에 있었다.

 

 

 

 

 

낡았지만 낡지 않은, 변하지 않았기에 특별한 그곳은 이름조차 입에 담기 조심스러웠다. 간판이 있긴 했지만, 오히려 없어도 될 것 같았다. 40년을 한자리에 그대로 버티고 있는 이 집은, 서촌이 아직 개발이라는 이름에 전부 잠식당하지 않았음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현대적인 미감으로 치장된 요즘 식당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낮은 기와 지붕 아래, 여름이면 선풍기 바람에 밥짓는 냄새가 섞이고, 겨울이면 온돌의 온기가 장판에 퍼지는 그런 집.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나무 바닥의 삐걱임이 먼저 인사를 건넨다. 도배된 듯한 정적을 깨우는 건, 묵직한 국물 향기와 간장 베이스 찜의 짭짤한 향기뿐.

핸썸즈 서촌 40년 전통 남도 한정식 낙지꾸리 청와대가 사랑한 식당

 

 

 

 

 

삼합이라는 말이 부끄러운 ‘삼합’ 홍어, 돼지고기, 묵은지. 종종 ‘삼합’이라는 단어로 포장되지만, 이곳에서 그것은 거의 예술이었다. 무턱대고 썰어낸 듯한 비주얼이 아니라, ‘먹는 사람의 입 크기까지 계산해 정리한’ 듯한 정갈함.

사장님은 직접 상에 나와 한 점 한 점의 조합을 설명한다. 흑산도에서 공수해온 홍어는, 그 특유의 톡 쏘는 향이 도드라지기보다는 복잡하게 감춰져 있다. 묵은지의 산미, 삶은 돼지고기의 고소함, 그리고 한 방울 곁들여지는 토하젓의 농도까지. 이건 뭔가 조합이 아니라, 이미 정답이었다. 민어회, 낙지꾸리, 그리고 갈치조림까지 이날 상에 오른 주인공은 단연 많았다. 하지만 그중 기억에 남는 건 단 두세 가지면 충분했다.

핸썸즈 서촌 40년 전통 남도 한정식 낙지꾸리 청와대가 사랑한 식당

민어회는 낯설지만 위로처럼 다가온다. 회라는 게 대부분 ‘차갑고 선명한’ 이미지라면, 민어회는 묘하게 따뜻하고 부드럽다. 기름지지 않지만 고소하고, 얇지만 존재감이 확실하다. 참기름장에 슬쩍 찍어 입에 넣는 순간, 고요하지만 깊은 울림이 입안을 채운다. 낙지꾸리는 예상 밖의 기쁨이다. 생소한 이름에 긴장할 틈도 없이, 참기름에 살짝 볶아낸 낙지는 부드럽고 고소하며, 무엇보다도 '과하지 않다'. 자극적인 요리가 범람하는 시대, 이건 마치 남도의 미각 철학을 대변하는 듯했다. 전부 보여주지 않고, 꼭 필요한 것만 남겨둔 절제의 미학.

 

 

 

 

 

그리고 갈치조림. 이 집의 갈치조림은 단순한 반찬 그 이상이다. 살점 하나하나가 짜지 않으면서도 밥을 부르는, ‘밥도둑’이란 말이 오랜만에 설득력을 갖는 순간이었다. 양념은 묽지도, 눅눅하지도 않은 자작한 상태를 유지하며 감자와 무에 스며들어, 갈치 살점을 떠내면 절로 감탄이 터진다. 먹는 순간 ‘왜 서울에선 이런 맛을 쉽게 못 만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모두 젓가락을 멈추지 않았다 재미있는 건, 이날의 손님들 — 마침 한 방송을 찍고 있던 다섯 명의 남자들이었다 — 그들 모두가 낯선 음식을 앞에 두고서도 쉽게 젓가락을 놓지 못했다는 점이다.

특히나 어느 멤버는 “서울에서 이런 집 찾기 정말 힘들다”며 진심 섞인 감탄을 이어갔고, 누군가는 갈치의 가시를 누가 먹을지 ‘가위바위보’를 제안할 정도로 음식을 향한 열정이 넘쳤다.

핸썸즈 서촌 40년 전통 남도 한정식 낙지꾸리 청와대가 사랑한 식당

누가 밥값을 낼지 퀴즈를 풀며 웃고 떠들다가도, 음식이 입에 들어가는 순간 만큼은 모두 조용해졌다. 마치 이 집 음식이 ‘말보다 먼저 맛보라’고 말하는 듯이.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맛 이 집의 정체성은 ‘남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오래된’과 ‘진짜’ 사이, 어딘가. 남도의 전통 음식이라는 껍데기보다, 시간을 담고 있는 그 깊이감이 이 집의 본질이다. 빠르게 조리되고 쉽게 소비되는 음식들 사이에서, 이 집은 여전히 천천히, 그리고 고요하게 사람을 맞이한다.

사장님은 낙지를 직접 손질하며 이렇게 말했다. “먹는 건 빨리 먹어도 괜찮은데, 만들 때만큼은 느려도 돼요. 그래야 맛이 오래 가요.”

그 말이 참 오래 기억에 남는다.

‘맛집’이라는 단어로 이 집을 한 줄로 정의하지 않기로 한다. 이건 그냥 ‘어느 날 서촌에서 맛본 가장 조용한 남도’였다. 그리고 어쩌면, 다시 또 돌아가고 싶은 기억 한 끼였다.

 

 

 

핸썸즈 서촌 40년 전통 남도 한정식 낙지꾸리 청와대가 사랑한 식당

 

 

 

신안촌

서울 종로구 사직로12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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