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개떡 쑥떡 신포국제시장 쑥범벅 떡 이종복 방앗간 떡집
길 따라 문물과 사람이 들고 나는 도시, 인천. 그 시작은 1883년 개항장이었고, 그 중심에는 지금도 숨 쉬는 오래된 전통이 있다. 그리고 그 전통을 오늘도 지켜나가는 한 남자—신포국제시장 안, 방앗간을 지키는 떡 장인.
‘이종복 떡집’. 들어서는 순간, 갓 찐 떡의 포슬포슬한 김과 구수한 쌀의 내음이 코끝을 스친다. 시장의 소란과는 또 다른 결의 정겨운 향연. 이 집은 단순한 떡집이 아니다. 떡이라는 음식에 세월과 손맛, 그리고 고집을 빚어 넣은 한 편의 역사다. 1947년, 전쟁의 그림자가 도시를 덮기 전, 이종복이라는 이름의 한 사내가 떡 방앗간 문을 열었다. 그가 내건 철학은 단순했다.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인공 색소도, 방부제도, 불필요한 장식도 없다. 쌀은 그날그날 도정한 국내산, 쑥은 계절 맞춰 직접 채취하거나 계약 농가에서 공수. 지금은 그의 아들이, 똑같은 방식으로 이 전통을 지키고 있다. 매일 새벽, 찬 이슬이 마르기도 전, 불린 쌀을 쪄서 찧고, 땀 흘리며 떡을 빚는다.
한국기행 개떡 쑥떡 신포국제시장 쑥범벅 떡 이종복 방앗간 떡집
이 떡집의 진짜 주인공은 단연, 쑥떡이다. 하지만 그냥 쑥떡이 아니다. 쑥범벅, 쑥개떡, 쑥모찌. 쑥이라는 재료 하나로 펼쳐지는 놀라운 변주다.
먼저, ‘쑥범벅’은 이름부터 투박하지만 맛은 정교하다. 잘 삶은 쑥에 찹쌀을 으깨듯 섞고, 입자감 살려 굳히는 이 방식은 거의 사라져가는 기술이다. 한 입 베어 물면, 쑥의 짙은 향과 쫄깃한 식감이 입안을 묵직하게 감싼다. 달지 않다.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 ‘쑥모찌’는 전통과 트렌드의 교차점이다. 일본식 떡의 외형에 한국식 팥소, 그리고 향긋한 봄쑥을 더해 묘하게 중독적인 맛을 낸다. 요즘은 인천 여행 온 외국인들이 하나씩 꼭 사 간다는 이 떡, 보기에도 곱고 맛도 좋다.
한국기행 개떡 쑥떡 신포국제시장 쑥범벅 떡 이종복 방앗간 떡집
‘쑥개떡’은 또 어떠한가. 푸른 쑥 향이 진하게 올라오는 반달 모양의 떡 속에 은은한 단맛이 감돈다. 도톰한 껍질에 아낌없이 채워 넣은 팥소가 먹는 사람의 마음까지 든든하게 만든다. 이곳 떡의 또 다른 강점은 바로 직접 도정한 쌀로 매일 만드는 떡의 신선함이다. 대규모 공장 생산품과는 차원이 다르다. 떡은 생물이다. 하루만 지나도 질감과 맛이 변한다. 그래서 이 떡집은 정직하게 하루치만 만든다. 고객이 더 많이 찾는 날엔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실감 난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 집 떡이 젊은 층에게도 유난히 인기라는 것. 단순히 ‘추억의 맛’이 아니라, 요즘 시대에 ‘지나치지 않게 건강한 간식’이기 때문이다. 입이 즐겁고, 몸도 부담스럽지 않은 맛.
디자인 감성에 민감한 요즘 세대는, 이 떡의 단정한 비주얼과 맑은 맛에서 오히려 힐링을 느낀다. 또한 이종복 떡집은 온라인으로도 주문 가능하다. 인스타그램과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쑥떡 한 박스를 간편하게 집까지 배송받을 수 있다. 명절 선물이나 답례품으로도 훌륭하고, 어르신들 선물용으로도 더할 나위 없다.
한국기행 개떡 쑥떡 신포국제시장 쑥범벅 떡 이종복 방앗간 떡집
그런데 이 떡집이 특별한 이유는 단지 떡의 맛만은 아니다. 이곳은 인천이라는 도시의 기억을 품고 있다. 누군가의 유년 시절, 누군가의 제삿날, 누군가의 결혼식 날 아침. 그 모든 순간의 곁에 이 떡이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곁에 있다. 신포국제시장 한켠에 자리한 이 작은 방앗간에서, 나는 ‘음식’이 ‘기록’이 된다는 것을 실감한다. 도시가 변해도, 기억이 사라지지 않는 방법. 그것은 어쩌면, 정직한 한 조각의 떡이 될지도 모른다.
📍 성광방앗간 – 주소: 인천 중구 우현로49번길 11-6
– 대표 떡: 쑥범벅, 쑥개떡, 쑥모찌 – 구매: 현장 구매 및 스마트스토어 가능 – 특징: 1947년 창업, 2대째 운영, 자가 도정 및 당일 제조, 인천 로컬푸드로 추천
당신의 오늘 하루에, 따뜻한 쑥떡 한 조각이 들어가길. 그 순간, 당신은 분명 인천의 기억 속에 함께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