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엔 서천 동백꽃 동산 동백숲 3대가 대를 이어 만든 봄의 정원 대한민국 보물정원
[서천의 봄을 물들이다] 시간이 키운 정원, 세대를 잇는 동백 이야기
서천. 충남의 남쪽 끝자락에 자리한 이 조용한 마을은, 봄이 되면 조금 특별한 풍경으로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그 풍경의 중심에는 동백나무 200여 그루가 어우러진 작은 숲이 있다. 숲이라고 부르기엔 조용하고, 정원이라고 하기엔 너무 크고 깊다. 이곳을 오랜 세월 가꿔온 한 가족의 이야기를 들으면, 왜 이 공간이 ‘정원’이라 불리는지 알게 된다. 지금 이 정원을 돌보고 있는 사람은 정의국 씨(68세)와 그의 아내 최애순 씨(66세). 하지만 이 정원의 시작은 훨씬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로, 의국 씨의 아버지가 1948년, 직접 소달구지에 동백나무 묘목을 실어 날라 심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모습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사람들은 동백을 관상용으로만 생각했지만, 의국 씨의 아버지는 그 나무 하나하나에 ‘쓸모’를 심었다. 꽃은 꽃청으로, 씨앗은 기름으로, 나무는 바람막이로… 단순한 조경이 아닌, 삶을 지탱하는 자연의 일부로서 동백을 심은 셈이다.
이제는 그 뜻을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손자까지 이어받아 3대가 함께 정원을 지키고 있다. 가족은 봄이면 이곳에서 작은 꽃축제를 연다. 정식 명칭도 없이, 단지 ‘사람들이 꽃을 좋아하니까’ 시작된 이 축제는 해마다 입소문을 타고, 이제는 전국 각지에서 이 정원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찾아온다.
오늘엔 서천 동백꽃 동산 동백숲 3대가 대를 이어 만든 봄의 정원 대한민국 보물정원
정원의 꽃은 단지 동백만이 아니다. 수선화, 조팝나무, 벚꽃이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수채화처럼 봄바람 속에 피어난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동백꽃. 동백은 다른 꽃과 달리 만개한 상태에서 꽃송이째 떨어지는 특징을 가졌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떨어진 꽃이 가장 아름답다”는 말이 자주 들린다. 꽃송이가 떨어진다고 해서 쓰레기가 되지 않는다. **꽃잎을 깨끗이 세척하고 꽃술을 제거한 뒤, 설탕과 레몬을 더해 ‘동백꽃청’**을 만든다. 그윽한 향기와 은은한 단맛이 어우러진 이 청은,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 이 가족만의 정성과 봄의 기억이 담긴 작은 병이 된다. 뿐만 아니라, 동백 씨앗에서 짜낸 기름은 립밤과 보습 크림으로 재탄생한다. 화학 성분 없이 순수한 식물성 성분으로 만들어,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이 모든 생산과 가공은 외주를 주지 않고 가족이 직접 한다. 물론 그만큼 노동도 많다. 정원을 친환경 방식으로 운영하다 보니, 잡초 하나, 병충해 하나까지 손으로 해결해야 한다. 기계는 사용하지 않는다. 사람의 손과 마음만이 이 정원의 룰이다.
“사람들이 예쁘다고 해주면 그걸로 충분해요.” 정의국 씨는 말한다. 그 말 한마디에 자연을 돌보며 살아온 지난 세월의 고됨과 보람이 모두 담겨 있다.
봄은 그저 계절이 아니라, 이 가족에겐 정원을 피워내는 약속의 시간이다. 꽃은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피고, 사람들은 그 약속을 구경하러 이곳을 찾는다.
서천의 봄은 그렇게, 한 그루의 나무에서 시작된 삶의 이야기로 피어난다. 세월이 정원을 만들었고, 정원이 사람을 바꿨다.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온 가족의 손길은 지금도 이 봄을 더 따뜻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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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보물정원> 방송정보
▶ 아리랜드
주소 : 충남 서천군 마서면 남전리 61-11
☎ : 0507-1387-6321
혹시 아직 봄을 놓쳤다고 생각하는 이가 있다면, 이곳에서 조금은 다른 봄을 마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떨어져도 아름다운 꽃처럼, 그들의 삶 역시 고요하지만 빛난다. #서천동백정원 #동백꽃청 #동백기름 #가업승계농장 #서천가볼만한곳 #봄꽃명소 #충남봄여행 #보물같은정원 #자연과함께하는삶 #세대가꾸는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