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달인 초저가 달인 만원 30첩 반상 한식 부페 식당 뷔페 야구 연습장 사천원 미용실 루프탑 지붕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 안에서, 만 원 한 장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정광자 달인은 이 단순한 물음을 품고 하루를 시작했다. 사람들이 쉽게 지나치는 일상 속에서 숨은 가치를 찾는 것, 그것이 그의 오랜 습관이었다. 무엇이든 비싸야만 가치 있다고 여기는 시대, 그는 오히려 반대로 한정된 예산 속에서 일상의 소소한 낭만을 발굴해냈다.
마포구의 좁은 골목 안, 세월의 흔적이 스민 작은 한식 뷔페. 문 앞에 적힌 ‘5,000원 무제한 30첩’이라는 글귀가 무색하게, 안은 동네 주민들로 북적였다. 가격은 초저가지만, 그 속에 담긴 음식은 그 어떤 고급 레스토랑의 정갈함 못지않았다. 밥을 짓고 나물을 무치고, 김치를 담그는 손길이 담백했다. 달인은 그릇을 가득 채우며 생각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이 가격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작은 혁명이 아닐까. 식탁 앞에서 마주한 것은 돈의 가치가 아니라 사람들의 정성과 시간을 담은 음식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향한 곳은 동대문구의 작은 야구 연습장. 누구나 천 원으로 15발의 타격을 할 수 있다는 이곳은,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손때 묻은 배트와 공으로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공간이었다. 정광자 달인은 웃으며 말했다. ‘이 천 원짜리 게임, 웬만한 힐링보다 강하네요.’ 그녀는 비싼 힐링카페보다, 이곳의 투박한 공 소리가 훨씬 위로가 된다고 했다. 타격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짧은 순간만큼은 복잡한 고민도, 통장
잔고도 잠시 잊을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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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의 오래된 이발소는 또 다른 풍경이었다. 4,000원. 이제는 교과서 속에나 나올 법한 가격표가 벽에 붙어 있었다. 빠른 손놀림의 이발사는 말했다. ‘손님, 빠르고 깔끔하게. 딴 생각 없이.’ 그곳에는 유행도, 트렌드도 없었다. 오직 머리를 다듬고, 사람의 얼굴을 단정하게 해주는 기본에 충실한 공간. 정광자 달인은 그곳에서 세련됨이나 트렌디한 감성 대신, 오히려 한 사람의 인생이 깃든 손길에서 위안을 얻었다. 하루의 마지막은 구로구의 루프탑. 무료로 개방된 지붕 위 공간은 도심 속의 작은 오아시스였다. 정광자 달인은 천 원짜리 자판기 커피 한 잔을 들고 그곳에 앉았다. 거대한 도로와 빌딩숲 너머로 저녁 노을이 번졌다. 커피의 향기보다 그 풍경이 더 짙게 다가왔다. 돈으로 살 수 없는 풍경, 그리고 그 속에서 느낀 작은 사치 같은 여유. ‘결국 삶의 맛은 이런 데서 나는 거였구나…’ 달인은 혼잣말처럼 중얼였다. 사람들은 요즘 ‘플렉스’라며 값비싼 소비를 자랑하지만, 그
녀의 하루는 그보다 훨씬 더 깊고 농밀한 만족으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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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자 달인의 ‘만 원 챌린지’는 결국 숫자가 아니라 태도였다. 모두가 한 목소리로 물가 탓을 하고, 작은 사치조차 미루는 이 시대. 달인은 그 안에서도 ‘나만의 온도’를 잃지 않으려 애썼다. 단돈 만 원이라도 온전히 나를 위한 선택을 하고, 그 안에서 진짜 웃음과 행복을 찾는 것. 그것이야말로 요즘 시대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아닐까. 5월 12일 밤 ‘생활의 달인’ 속에서 그녀가 보여준 하루는 단순히 저렴한 소비가 아니라, 우리가 잃어버린 일상의 작은 가치와 여유를 일깨워주는 메시지였다. 만 원이라는 제약 속에서, 그녀는 더 많은 것들을 발견했고, 시청자들은 그 작은 모험 속에서 잊고 있던 ‘소비의 즐거움’을 다시금 떠올렸다. 지갑 속 만 원 한 장.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하루가 바뀌고, 생각이 바뀌고, 삶의 온도가 달라질 수 있다. 정광자 달인의 하루는 그런 ‘다르게 쓰는 법’을 몸소 보여주는 작은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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