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달인 노포 덕후 달인 구운 주먹밥 닭날개구이 40년 라면집 성수 즉석요리 달걀당면 978회
오래된 맛, 오래된 마음 – 서울 골목에서 만난 진짜 노포 이야기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 서울, 그 속에서도 시간이 멈춘 듯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게들이 있습니다. 번쩍이는 간판도 없고, 트렌디한 플레이팅도 없지만,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정성으로 밥을 짓는 그곳들. 사람들은 그런 곳을 ‘노포’라 부릅니다. 단순히 오래됐다고 다 노포는 아니고, 오래도록 사람의 마음을 품고 있었던 식당만이 진짜 노포라는 말, 아마 그 말이 딱 맞을 겁니다.
이런 노포를 찾아 서울의 골목골목을 누비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노포 덕후’로 불리는 장영수 씨. 15년 넘게 요리사로 살아온 그는 어느 날, 남에게 요리를 해주기만 하다가 정작 자신을 위한 밥은 먹지 못한 채 살아왔다는 걸 깨닫고 말았죠. 그래서 시작했습니다. 자신을 위한, 위로의 밥상을 찾아 떠나는 여정.
그의 발걸음이 멈춘 곳은 하나같이 특별한 이야기를 품고 있었는데요, 오늘은 그 중에서도 잊히기 아까운 서울의 노포 네 곳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 – 시장 골목 끝, 이름 없는 밥집 첫 번째로 장영수 씨가 찾은 곳은 서울 동대문 어느 전통시장 끝자락에 자리한 밥집입니다. 간판도 없이 ‘그 할머니 집’으로 불리는 이곳은 매일 다른 반찬을 내놓는 게 특징입니다. “이 집은 메뉴판이 없고, 할머니의 그날 기분이 메뉴야”라며 웃던 손님의 말처럼, 이곳은 음식보다 마음이 먼저 차려지는 집입니다.
생활의달인 노포 덕후 달인 구운 주먹밥 닭날개구이 40년 라면집
직접 담근 장아찌, 손으로 다듬은 나물, 두 손으로 무쳐낸 나박김치. 여기에 보글보글 끓인 된장찌개 한 그릇이면, 아무 말 없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밥상이 완성됩니다. 손님들 중에는 30년 넘게 같은 자리에 앉아 식사하는 단골도 있다고 하네요.
두 번째 이야기 – 불맛 품은 주먹밥, 숯불 위에서 피어난 추억 그다음으로 장 씨가 향한 곳은 성북구의 한 주택가 골목. 저녁이 되면 작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가게, 바로 꼬치구이집 ‘꼬마집’입니다. 하지만 정작 이 집을 유명하게 만든 건 ‘꼬치’가 아니라 숯불에 구운 주먹밥이었죠.
참치마요, 멸치볶음, 깻잎볶음 등 소박한 속재료를 넣은 주먹밥을 한쪽은 바삭하게 구워 불향을 입히는 게 비결입니다. 겉은 눅눅하지 않고 속은 촉촉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반하게 되는 맛. 장 씨는 이 주먹밥을 먹으며 “화려하진 않지만 마음이 가는 음식이란 게 있다면 이거다”라며 두 그릇을 뚝딱 비웠다고 합니다.
세 번째 이야기 – 중식당이지만 집밥 같은, 충무로의 작은 식당 세 번째 장소는 충무로 인쇄골목 근처, 유난히 손님이 북적이는 작은 중식당입니다. 겉모습은 평범하지만, 중화풍 계란 당면 볶음과 닭 날개 팬구이를 맛본 사람들은 단번에 단골이 되어버릴 정도랍니다. 당면은 달걀과 함께 고슬고슬하게 볶아 고소한 맛이 일품이고, 닭 날개는 양념에 하루 이상 재워 팬에 지글지글 구워내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 이 집의 특별함은 바로 ‘메뉴판이 없다’는 것. 단골만 아는 메뉴들이 존재하고, 처음 온 손님에겐 그날 주방에 있는 재료로 ‘오늘의 한 접시’를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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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종로의 오래된 골목길 라면집입니다. 멸치와 다시마, 말린 버섯으로 낸 육수에 생면을 넣고 끓여낸 이 라면은, 그냥 ‘라면’이라 부르기엔 아쉬울 정도로 정성이 가득합니다.
이곳을 40년째 지키고 있는 사장님은 매일 아침 시장에 들러 국물 재료를 사고, 직접 면을 삶고, 고명을 올려 손님에게 내어줍니다. 단골들은 “이 집 라면은 맛도 맛이지만, 사장님의 마음이 느껴진다”며 멀리서도 찾아온다지요. 장영수 씨는 이 집에서 한참이나 국물을 들이킨 뒤 조용히 말했습니다. “음식은 결국 사람의 마음이 담겨야 그 맛이 완성된다.”
오늘도, 노포에서는 시간이 끓고 있습니다 노포는 단순한 ‘오래된 식당’이 아닙니다. 매일의 반복 속에서, 누군가를 위해 묵묵히 밥을 짓는 삶의 기록이자 시간의 흔적이죠. 그 속에서 우린 잠시 쉬어갈 수 있고, 잊고 있던 감정도 다시 떠올릴 수 있습니다. 서울 어딘가, 지금 이 순간에도 작은 가스불 위에서는 된장국이 끓고, 팬 위에서는 주먹밥이 구워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오늘 저녁, 바쁜 하루를 마치고 그 노포의 문을 한번 열어보는 건 어떨까요?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그곳에서 만나는 한 끼는 그 어떤 미슐랭 레스토랑보다 진하고 따뜻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생활의달인 노포 덕후 달인 구운 주먹밥 닭날개구이 40년 라면집 성수 즉석요리 달걀당면 978회
실비식당( 닭날개구이 /계란당면볶음)
서울 중구 마른내로 6길 14
시골집(즉석요리 이모카세)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 36-9
길손 (구운주먹밥)
서울 강남구 논현로175길 40
지하라면집(라면집)
서울 중구 무교로 16
생활의달인 노포 덕후 달인 구운 주먹밥 닭날개구이 40년 라면집 성수 즉석요리 달걀당면 978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