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극한직업 68년 전통 영천 소머리곰탕 재래시장 곰탕집

by 오로라를찾아 2025. 3. 1.
극한직업 68년 전통 영천 소머리곰탕 재래시장 곰탕집

68년 전통, 뜨거운 정성으로 끓여낸 한 그릇 – 영천 소머리곰탕 이야기 경북 영천의 한 재래시장. 이른 아침, 시장 골목을 따라 걸으면 유독 깊고 진한 국물 냄새가 퍼져 나온다. 그 냄새를 따라 들어가면 보이는 한 식당. 68년이라는 긴 세월을 한결같이 지켜온 소머리곰탕집이다.

단순히 오래된 식당이 아니다. 세월과 함께 끓여온 깊은 맛, 그리고 가업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깃든 곳. 이곳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은 바로 장모님의 뒤를 이어 3대째 곰탕을 끓이고 있는 사위 김상진 씨다. 장모님의 시어머니, 그러니까 1대 사장님이 처음 이곳에서 솥을 걸었고, 이후 장모님이 2대 사장으로 운영하며 터를 닦았다. 그리고 지금, 김 씨가 3대째 그 명맥을 잇고 있다. "솔직히 처음엔 이 일을 할 거라고 생각도 못 했어요." 그가 처음 식당을 맡았을 때만 해도 소머리곰탕을 끓이는 일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고 한다. 하지만 장모님이 지켜온 이곳을 이어가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그에겐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다. 솥 앞에서 흐르는 시간, 정성이 만들어내는 국물 새벽 5시. 시장이 아직 조용한 이른 시간부터 그의 하루가 시작된다. 먼저 거대한 솥을 열고, 전날 밤부터 우려낸 국물을 한 번 더 정리한다. 기름을 걷어내고, 온도를 맞추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동네한바퀴 68년 전통 영천 소머리곰탕 재래시장 곰탕집

하지만 진짜 중요한 작업은 소머리를 손질하는 일이다. 소머리는 일반 고기와 다르게 꼼꼼한 정성이 필요하다. 한번 삶아낸 후, 일일이 솔로 닦으며 잔털을 제거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맑은 물에 넣어 푹 끓인다. 한 번, 두 번, 세 번... 국물이 맑고 진해질 때까지 몇 시간을 더 우려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이 끝나고 나서야 진짜 ‘소머리곰탕’이 탄생한다. 하지만 그때부터가 더 힘들다. 솥 앞을 떠날 수 없는 시간. 끓는 국물을 보면서 계속 기름을 걷어내고, 국물의 농도를 맞춰야 한다. 한순간이라도 놓치면 그날의 국물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12시간. 김 씨는 꼬박 하루 반나절을 솥 앞에서 보낸다. 식당을 맡은 지 몇 년이 지나면서 이제는 몸이 먼저 반응한다. 국물의 색깔만 봐도 "이제 됐다"는 느낌이 온다. 처음 솥 앞에 섰을 땐 "이 일이 내게 맞을까?"라는 고민이 컸지만, 지금은 그 고민마저도 국물 속에 스며들어 버렸다. 68년의 시간, 그리고 한결같은 맛 그렇게 정성 들여 끓인 소머리곰탕은 그야말로 예술이다. 투명하면서도 깊고 진한 국물, 한 모금 들이키면 입안 가득 퍼지는 구수한 감칠맛. 무엇보다 이곳 곰탕의 특징은 잡내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고기도 마찬가지다. 소머리에서 가장 맛있는 부위를 선별해 얇게 썰어 국물 위에 올린다. 결대로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 여기에 새우젓을 살짝 올려 한입 먹으면, 입안에서 감칠맛이 배가된다. 반찬도 곰탕 맛을 돋운다. 푹 익은 배추김치와 아삭한 깍두기. 둘 다 장모님 때부터 내려온 방식 그대로 만들어진다. 곰탕 국물에 김치를 올려 먹으면 그 맛이 더욱 조화롭다.

이 집을 찾는 손님들은 오랜 단골이 많다. "내가 젊었을 때부터 먹던 맛이 아직도 그대로야." 이런 말이 들릴 때마다 김 씨는 마음이 뭉클해진다고 한다. 가끔은 장모님 시절에 다니던 손님의 자녀가 찾아오기도 한다. 사위의 결심,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 처음부터 이 가업을 잇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은 아니다. IMF 시절, 승승장구하던 사업이 흔들리면서 김 씨는 인생의 방향을 다시 생각해야 했다. 그때 장모님이 말했다. "이 집을 지킬 사람이 필요해."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그 말이 계속 마음속에 남았다. 결국 그는 장모님 곁에서 하나씩 배워가기 시작했다. 고기 손질하는 법, 국물 끓이는 법,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맛을 지키는 법’. 처음엔 손님들이 눈치채지 못할까 걱정도 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의 솜씨도 익어갔다. 어느새 손님들은 "사장님이 바뀌어도 맛은 그대로네"라며 안심하기 시작했다.

"그 말이 제일 뿌듯했어요."

그가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이 곰탕 한 그릇이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누군가의 추억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삶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오래된 식당, 하지만 계속될 이야기 이제 3대째 이어지고 있는 이 식당은 단순한 가게가 아니다. 전통을 지켜온 한 가족의 역사가 담긴 공간이다.

 

 

 

김 씨는 오늘도 여느 때처럼 새벽부터 솥 앞에 선다. 오늘의 국물이 어제의 국물과 다르지 않도록, 손님들이 기대하는 그 맛을 지키기 위해.

"이제 이 집은 제 인생 그 자체죠."

앞으로 10년, 20년, 30년이 지나도 이곳의 불은 계속 타오를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그 깊고 진한 국물은 변함없이 한 그릇 한 그릇 정성스럽게 담겨 나올 것이다.

극한직업 68년 전통 영천 소머리곰탕 재래시장 곰탕집

 

 

 

847화 〈백년식당〉 방송 정보
 
1. 포항할매집(곰탕)
경북 영천시 시장4길 52
T. 054-334-4531

 

 

 

 
2. 개화식당
경기 평택시 통복시장로6번길 2
T. 031-655-2225
 
3. 경상도추어탕
경북 안동시 태사길 23-3 경상도 추어탕
T. 054-857-9341
 
 
 

극한직업 68년 전통 영천 소머리곰탕 재래시장 곰탕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