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한바퀴 목포 위판장 바다 해산물 한상 갑오징어 농어 수산물 횟집 식당 보기
■ 목포의 새벽, 바다에서 피어난 기억의 밥상 목포의 새벽은 바다에서 시작된다. 비릿한 바닷바람이 코끝을 스치고, 펄떡이는 생명의 기척이 바닥을 울리는 수협 위판장은 그 자체로 한 편의 다큐멘터리다.
그곳에선 고요한 삶이 일렁인다. 어제의 파도 속에서 살아 돌아온 어부들이 무거운 상자를 풀어놓고, 새벽 공기를 가르는 목소리들이 물가에 부딪혀 되돌아온다. 이곳은 단순히 수산물이 거래되는 공간이 아니다. 생계를 건 이들의 하루가, 그리고 오래된 기억들이 끓는 물처럼 끓어오르는 삶의 터전이다. 그날 위판장을 찾은 동네지기 역시, 삶의 비린내를 맡으러 왔다. 그리고 그 안에서 특별한 두 사람을 만난다. 누구나 형제라 부를 만큼 닮은 두 사람. 하지만 그들은 ‘핏줄’이 아닌 ‘기억’을 공유한 사이였다.
■ 형제 아닌 형제, 망향의 슬픔을 함께 삼킨 두 사람 두 사람은 각기 다른 성씨를 가졌다. 혈육은 아니었다. 그러나 한 가지는 같았다. 그들의 아버지 모두, 바다 건너 고향을 두고 목포에 뿌리내린 실향민이었다. 그리움의 크기는 말보다 삶의 궤적에 더 정확히 남는다. 두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며 자랐다.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던, 침묵 속에서도 고향의 이름을 잊지 못했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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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억은 오래도록 가슴에 파문처럼 남았다. 그래서 그들은 아버지 세대를 대신해, 목포에 망향탑을 세웠다. 매달 깃발을 새로 다는 것은 단순한 의례가 아니다. 바람에 펄럭이는 그 천 조각은,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고, 돌아갈 수 없어 더 깊어진 기억의 기념이다.
깃발을 다는 날이면, 둘은 바다 앞에서 묵념하고, 누군가의 아버지를 대신해 **사부곡(思父曲)**을 연주한다. 바다를 향한 그 연주는, 오랜 시간 바다를 등지고 살아야 했던 이들에 대한 작은 위로다. ■ 농어와 갑오징어, 바다가 품은 가장 선명한 계절 그날은 바다도 따뜻했다. 때마침 경매가 끝난 위판장 한편에 놓인 스티로폼 박스 안에는, 지금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생명들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농어와 갑오징어. 농어는 은빛의 군더더기 없는 단단한 육질을 자랑한다. 손질한 뒤 얇게 저며내면, 젓가락에 힘을 주지 않아도 자연스레 오므라지는 탄력이 일품이다. 그 위에 소금 한 톨, 레몬즙 몇 방울이면 더할 나위 없다. 단단한 듯 부드럽고, 담백한 듯 감칠맛이 넘친다. 갑오징어는 그와 또 다르다. 다소곳한 생김새 속에 숨겨진 탄력. 혀에 닿자마자 치아 사이로 ‘톡’ 하고 부러질 듯한 쫀득함은, 누군가에겐 어린 시절의 간식처럼, 또 다른 누군가에겐 이국의 해산물보다 귀한 추억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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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식 한 상, 해산물 그 이상의 의미 두 사람이 경매로 구매한 생선과 해산물은 이내 인근 식당으로 옮겨졌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차려진 한 상. 목포 바다는 참으로 후했다. 농어회, 갑오징어회, 문어숙회, 성게알 미역국, 소라무침, 바지락 전, 매운탕… 접시마다 사연이 있고, 국물마다 진심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식탁엔 ‘함께’라는 마음이 담겼다. 두 사람은 말없이 잔을 주고받았다. 망향의 사연도, 회 한 점에 실어 내고 있었다. “형, 이건 아버지가 좋아하던 생선이에요.” “그려, 난 아버지가 오징어젓이랑 술 한 잔 하시던 게 아직도 생생해.”
그 대화는 문학이었고, 식사는 시였다. ■ 우리가 먹는 건, 회 한 접시가 아니라 ‘사람의 시간’이다 횟집의 벽에는 시계가 없었다. 그럴 필요도 없었다. 이곳에서 시간은 생선의 신선도로 흐르고, 국물의 온도로 지나간다. 오래 숙성된 기억은 곧 국물처럼 깊어진다.
식당 밖, 바다는 여전히 출렁이고 있었다. 유달산 너머로 해가 기울고, 가게 유리창에 노을이 가득 찼다. 갑오징어 회의 쫄깃함은 그대로였고, 농어회는 한 점도 남김없이 사라졌다.
누군가는 그저 해산물을 먹었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날의 우리는 사람의 시간을 먹었다. 기억을 삼키고, 그리움을 씹었다. 바다 한 상은 단순한 요리가 아니라, 생을 조리한 한 편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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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은 익어가는 것, 목포는 지금 무르익고 있다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인생은 시드는 것이라고. 그러나 목포의 바다는 말한다. 인생은, 무르익는 것이라고. 어릴 적 실향민 아버지를 따라 뿌리 없이 자랐던 두 사람은 이제 누구보다 단단한 뿌리를 내렸다. 위판장에서, 횟집에서, 바다 앞에서. 그리고 매달 깃발을 다는 작은 의식 속에서. 목포라는 도시는, 이렇듯 사람을 품는다. 그 품 안에서 바다는 시간이 되고, 시간은 기억이 된다. 그리고 그 기억은, 식탁 위에 올라, 회 한 점으로, 탕 한 그릇으로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