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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꽃게 잡이 진도 활꽃게

by 오로라를찾아 2025. 5. 10.
극한직업 꽃게 잡이 진도 활꽃게

 

 

 

 

꽃게를 기다리는 바다, 그리고 그 바다를 건너는 사람들

진도 앞바다. 봄이 오면 이 바다는 달라진다. 해무 사이로 고요한 수면이 일렁이는 듯싶다가도, 어느새 우르르 몰아치는 파도가 배를 삼킬 듯 달려든다. 그 속으로, 수십 척의 어선이 하나둘 몸을 던진다. 이들이 찾는 건 보물도, 고래도 아닌 '알이 꽉 찬 봄꽃게' 한 마리. 그러나 그 한 마리를 건져 올리기 위해선, 바다의 언어를 읽을 줄 아는 사람들만이 들어설 수 있는 길이 있다.

 

 

 

어느 누구도 말하지 않는다. 이 일이 얼마나 고된지. 대신, 묵묵히 새벽을 깨운다. 항구에 첫 불이 켜지는 시각은 보통 새벽 2시. 출항 준비가 시작되면 잠이 사치처럼 느껴진다. 손은 얼음장 같은 미끼를 다듬고, 눈은 미세하게 흔들리는 파도의 결을 읽는다. 수면 아래, 꽃게가 머무는 그 길목을 지나치지 않기 위해서다. 선박 위의 공간은 작고 복잡하다. 엔진 소음과 파도 소리가 뒤섞여 있지만, 선원들은 말없이 움직인다. 한 줄로 연결된 통발은 평균 250개. 이걸 여러 포인트에 뿌리고 다시 건져 올리는 반복 속에서, 손과 허리, 어깨는 멍이 들고 저려온다. 그러나 누구 하나 힘들다 말하지 않는다. 그저, 이 시기를 놓치지 말자는 듯 바쁘게만 움직인다.

극한직업 꽃게 잡이 진도 활꽃게

봄꽃게는 겨울 동안 깊은 바다에서 머물다 수온이 오르면 연안 가까이로 올라온다. 특히 산란을 앞둔 암컷은 알을 품고 있어, 살이 가득하고 단맛이 뛰어나다. 시장에서는 이 시기 꽃게를 ‘황금게’라 부르기도 한다. 한 마리의 값이 높아지니, 어민들에게 봄은 단순한 계절이 아닌 승부의 시간이다. 하지만 꽃게는 쉽게 잡히지 않는다. 어민들은 바닷속 환경 변화에 따라 어장을 계속 이동한다. 오늘 괜찮았던 곳이 내일은 텅 비기도 한다. 하루에 돌아야 할 어장은 적게는 열세 곳, 많게는 열다섯 곳을 넘긴다. 모든 포인트에서 통발을 확인하고 다시 설치하는 작업은, 말 그대로 하루 종일 바다 위에서 살아야 가능하다. 통발을 끌어올리는 과정도 만만치 않다.

 

 

 

로프가 엉키면 갑자기 배가 기우뚱하기도 하고, 날씨가 거세지면 갑판 위에 물이 들이친다. 조업 중 밧줄이 스크루에 감기거나, 통발이 어군을 지나쳐 헛탕이 될 때도 있다. 하지만 수십 년 경력의 선장들은 이런 위기를 몸으로 기억한다. 바다가 그날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그들의 손과 발은 이미 알고 있다. 꽃게를 잡고 돌아온 배는 바로 항구로 들어서지 않는다. 먼저 바다 위에서 꽃게를 수조에 담고, 산 채로 보존한다. 진도 꽃게가 ‘활꽃게’로 불리는 이유다. 이 신선도는 진도산 꽃게의 가장 큰 자랑이며, 수산시장에서도 가장 먼저 눈여겨보는 기준이다. 게가 살아 있는 그대로 도착해야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극한직업 꽃게 잡이 진도 활꽃게

귀항한 뒤엔 또 다른 전쟁이 기다린다. 선별장에서는 사이즈와 무게, 생존 여부에 따라 꽃게가 분류된다. 상위 등급의 꽃게는 경매장으로 직송되고, 일부는 간장게장이나 양념게장으로 가공되기 위해 냉장 처리된다. 어떤 것은 꽃게탕의 재료로, 어떤 것은 고급 레스토랑의 해산물 코스 요리로 향한다.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꽃게의 여정은 끝이 없다. 이 고단한 노동의 끝에서 얻는 것은 단순한 수익만이 아니다.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온 진도 어민들에게 꽃게잡이는 계절과 인생의 교차점이다. 어느 해는 대풍이 들기도 하고, 또 어떤 해는 한 마리도 건지지 못하고 돌아오기도 한다. 하지만 매년 봄, 이들은 다시 바다로 나간다. 파도 위를 걷는 것처럼 위험하고 불확실한 여정이지만, 그래도 꽃게는 그 길 위에 있다.

이른 새벽, 꽃게를 실은 어선이 항구로 돌아올 때, 누군가는 방파제에 나와 그 배를 바라본다. 거친 물살을 견디고 돌아온 배 한 척, 그 배에 실린 꽃게 한 상자에는 바다의 시간과 사람의 노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렇게 진도의 봄은, 사람의 손을 거쳐 비로소 맛이 된다.

 

 

 

1. 유경호 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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