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달인 제빵사 모건 뮐러 빵집 한남동 크루아상 바게트 베이커리

 

생활의달인 제빵사 모건 뮐러 빵집 한남동 크루아상 바게트 베이커리

 

 

 

 

 

서울의 아침이 느릿하게 고개를 들기 전, 한남동 좁은 골목 어귀 작은 빵집에서는 프랑스의 시간이 먼저 흐르기 시작한다. 어둠이 가시지 않은 주방 안에서 하얗고 포슬한 밀가루 구름이 피어오르고, 달큰한 버터 향이 벽돌 사이사이 스며든다. 이곳의 주인, 모건 뮐러(Morgan Muller). 프랑스 알자스 태생의 그는 파리에서도 이름난 빵집들에서 경력을 쌓았지만, 지금은 한남동의 소박한 골목에서 매일 아침, 고향보다 더 고향 같은 빵을 구워낸다. 모건 뮐러의 하루는 고요하다. 그리고 무겁다. 반죽 하나에도 그는 매번 새로운 대화를 건넨다. 달인의 손끝이 닿은 밀가루는 살아있는 듯, 호흡을 하듯, 천천히 발효되고 빚어진다. 그가 가장 애착을 가진 빵은 크루아상이다. 그러나 그저 '겉은 바삭, 속은 촉촉' 같은 진부한 표현으로 그의 크루아상을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의 크루아상은 마치 한 편의 클래식 같다. 버터가 종잇장처럼 얇게 퍼져 여러 겹의 결을 만들고, 씹을 때마다 바삭함 속에서 사르르 녹아드는 버터의 농도가 오케스트라처럼 풍부하다.

생활의 달인 982회에서는 그의 이런 장인 정신이 고스란히 담겼다. 모건 뮐러의 빵은 상업적 유행과 거리를 두고 있다. 손님의 입맛에 맞추는 대신, 자신이 추구하는 가장 순수한 프랑스 빵의 본질을 고집한다. "빵은 화려하지 않아도 된다. 꾸미지 않아도 완벽할 수 있다."라는 그의 철학처럼, 빵집의 쇼윈도는 소박하다. 화려한 케이크나 톡톡 튀는 토핑은 없다. 대신, 촉촉함이 살아 있는 사워도우, 묵직한 중량감이 있는 바게트, 깊은 산미를 머금은 천연 효모 빵들이 오롯이 자신의 존재감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특히 그의 바게트는 파리 장인들의 기준으로도 손색이 없다. 일반 바게트와 다른 점은, 속살의 촉촉함과 결 사이의 풍부한 공기층. 씹을수록 고소하고, 미묘하게 올라오는 쌉싸래한 밀의 풍미는 한국의 어느 빵집에서도 맛보기 힘든 고급스러움을 지녔다. 그가 사용하는 밀가루는 프랑스산 밀과 한국산 밀을 블렌딩해 가장 한국적인 바게트를 꿈꾼다. 그는 말한다. "이곳의 물, 이곳의 공기, 이곳의 사람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바게트. 그래서 나는 매일 다른 대답을 찾고 있다."

 

 

 

 

 

생활의달인 제빵사 모건 뮐러 빵집 한남동 크루아상 바게트 베이커리

모건 뮐러가 구워낸 빵을 맛본 외국인 손님들은 파리의 오래된 골목을 떠올린다. 갓 구운 크루아상에서 흘러나오는 버터의 온도, 바게트의 거친 껍질 아래 숨겨진 촉촉함에 프랑스 사람들마저 고향을 떠올린다. 한국인 손님들 역시 그의 빵에 점점 빠져든다. 투박해 보이는 빵의 첫인상과 달리, 한 입 깨물면 빵 하나에도 시간과 정성이 얼마나 깊게 쌓여있는지 몸소 체험하게 된다. 생활의 달인 제작진조차 그의 빵집 문을 나서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그것은 단순히 '맛있다'는 감상의 차원을 넘어, 우리가 놓치고 있던 장인정신, 고요한 집중, 묵직한 성실함에 대한 존경이었다. 매일 아침 같은 시간, 같은 방법, 같은 온도에서 묵묵히 구워내는 빵이지만, 그 속에는 모건 뮐러의 수천 번의 실패와 고집, 그리고 타국에서 홀로 고군분투한 10년 세월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생활의달인 제빵사 모건 뮐러 빵집 한남동 크루아상 바게트 베이커리

 

 

 

 

 

“빵을 굽는 일은, 사람에게 말 거는 일이야. 정직하게 구운 빵은 거짓말을 못 하거든.” 그의 말처럼, 빵 하나하나는 그의 삶의 언어였다. 한남동의 이 작은 빵집에서는 매일 아침, 프랑스의 아침이 빚어진다. 그리고 그 아침을 맛보는 이들은 비로소 빵이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이야기이자 철학임을 깨닫는다. 모건 뮐러가 굽는 빵은 그래서 특별하다.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 뚝심, 장인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온기, 그리고 그가 이방의 땅에서 굳건히 지켜온 고집의 맛. 그 빵을 한 입 베어 물면, 우리는 마치 한 편의 시를 읽은 듯, 한 편의 작은 여행을 떠난 듯, 잠시나마 일상의 굴레에서 벗어난다. 그의 빵은 오늘도 굽힌다. 그리고 한남동의 조용한 골목 어귀에서 프랑스의 고요한 새벽을 우리에게 속삭인다.

 

 

 

 

 

 

생활의달인 제빵사 모건 뮐러 빵집 한남동 크루아상 바게트 베이커리

 

 

 

4. 제빵사 모건 뮐러

 

라미베이커리

 

서울 용산구 한남동 653-3

 

☎ 02-749-8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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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달인 젓가락 실치 건지기 달인 982회